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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가격하락에 따른 연쇄반응 우려
제목 배추가격하락에 따른 연쇄반응 우려
작성자 관리자 (admin) 등록일 2014.05.29 조회수 1507
국민채소라 불리는 배추. 배추는 김치의 주재료로서 매번 우리 식탁에 오르기 때문에 배추가격의 등락은 소비자물가 심리지수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에서도 배추가격의 등락은 큰 부담으로 작용해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의 주요 관리품목으로 선정, 항시 모니터링 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대처에도 불구하고 최근 배추가격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수급조절위원회를 통해 월동배추와 봄배추에 대한 시장격리, 산지폐기 등 2차례에 걸친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를 만회하려 하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영 뜨뜨미지근한 상태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최대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는 현재 배추 10kg 한망(3포기) 당 1000~15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마저도 경매시장에서는 절반가량이 유찰되는 등 유통업계에서는 배추가격이 이미 위기단계를 넘어 차기 작황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또 현실화되고 있다. 배추 유통의 특성 이처럼 배추가격의 등락폭이 큰 이유를 살펴보면 수급조절이 쉽지 않은 것이 큰 이유다. 배추의 경우 생육기간은 75~90일 정도로 짧고 온도 습도 등 기상여건에 따라 작황이 크게 달라진다. 이처럼 기상여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배추의 경우 노지재배가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2006년 이후 우리나라 배추생산에 있어 노지배추와 시설배추의 비율은 각각 93.1%, 6.9%로 대부분이 시설을 이용하기보다 자연그대로의 환경을 이용해 재배되기 때문에 기상여건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처럼 기상여건이 양호한 경우 특히 문제가 되는 게 그 이유다. 또 배추의 경우 공급이 부족할 경우 얼갈이 배추나 무와 같은 다른 품목으로의 수요 대체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완전한 대체재가 없는 것도 큰 문제여서 약간의 공급 부족과 공급 과잉에도 가격의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게 되는 과정을 겪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정부정책 큰 드라이브 필요 이러한 과정을 조금이나마 완화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인데 지금 배추가격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은 정부의 농산물 수급정책이 한계를 보여준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해 실시하고 있는 수급조절위원회도 이상하리만큼 배추라는 품목에 대해서는 그 장점이 살지 못하고 있다. 수급조절위원회는 배추, 무, 건고추, 마늘, 양파 등 우리나라 대표 농산물에 대해 위기단계별 가격범위를 설정해 월별 가격상황에 따라 대처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에 걸쳐 김장철이 지나고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정부는 올해 2월, 월동배추 3만5000톤에 대한 시장격리를 실시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겨울배추에 이은 봄배추 가격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자 정부는 지난 4월 16일 봄배추 3만톤에 대한 시장격리를 추진하고 봄배추 2000톤에 대한 수매를 발표하고 나섰다. 정부의 방침에도 유통인들은 배추가격이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는 차마 못하고 있다. 이유는 대책이 발표돼도 정부가 제시하는 물량감축에 대한 보상도 작을뿐더러 그에 대한 관리감독도 미진해 물량감축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가 곧 시장에 풀어야 하는 월동배추 수매물량 4000톤에 대해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은 이 같은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정부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 유통인들은 정부가 배추 물량감축에 대한 큰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고 있다며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연쇄반응 끊어야 유기화학반응 중에 자유라디칼 연쇄반응이라는 게 있다. 라디칼이란 반응성이 큰 화학종을 일컫는데 일단 라디칼이 형성되면 계속되는 연쇄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빛을 강하게 흡수한 염소분자가 쪼개져 염소 라디칼이 생성되면 이 염소 라디칼은 반응성이 매우 좋아 메테인(CH4) 분자와 결합해 메틸렌클로라이드(CH3CL)와 같은 화학종을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메테인 라디칼(·CH3)이라는 물질도 생겨 메테인 라디칼끼리 에테인(C2H6) 분자를 형성하기도 하는 부반응이 진행된다. 이처럼 라디칼이 한번 형성되고 환경조건이 맞으면 화학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전혀 다른 화합물이 형성된다. 배추 이야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뜬금없는 화학반응 얘기에 의아해 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화학적 연쇄반응이 배추 수급문제와 매우 닮아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배추의 경우 재배시점에 따라 월동배추 → 봄 노지·시설봄배추 → 고랭지배추 → 추석배추 → 가을김장배추 → 월동배추와 같은 싸이클을 반복하게 된다. 문제는 화학반응처럼 한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연쇄적으로 다음 작형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데 있다. 자유라디칼 반응과 미묘하게 닮아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겨울과 올해 초에는 기상상황이 매우 좋아 월동배추의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농촌경제연구원 발표자료에 따르면 월동배추 저장물량이 전년보다 30%나 증가해 저장물량이 풀리는 시점과 봄배추 출하시기와 맞물리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월동배추 물량과잉이라는 상황이 봄배추 하락이라는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은 차기 작형의 수급문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다. 정부의 시장격리나 산지폐기 정책과 같은 연쇄반응을 끊을 수 있는 정책이 번번히 실패를 거듭하다보면 다가오는 고랭지배추 뿐만 아니라 가을김장배추 대란까지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랭지배추 가격 폭등 우려도 이 같은 우려는 산지에서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전국을 대상으로 움직이는 산지유통인들이 우리나라 배추수급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 한 산지유통인의 말처럼 배추수급조절의 키는 산지유통인들이 쥐고 있다. 배추의 경우 산지유통인들의 포전매매 비율은 전국 배추생산량의 70~80%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계속되는 이들의 수익성 악화는 차기 작형 재배면적 감소로 이어진다. 현재, 수치로 조사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계속되는 배추가격 약세로 산지유통인들의 적지 않은 수가 올해 포전거래를 포기하는 상황이라는 소식이 공공연하게 들려오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면서 포전을 관리하는 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다 보면 자금유동성이 경직돼 봄배추 뿐만 아니라 고랭지 배추 포전거래가 감소로 이어지고 만에 하나 단한번의 급작스런 기상이변이라도 온다면 배추가격은 또다시 폭등으로 귀결될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정부에서는 당장 이런 우려를 씻어낼 물량감축에 대한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대책을 수행해야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또 장기적으로 계약재배 활성화 자금, 포장재비 지원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등 몸살을 앓고 있는 배추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도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